사진첩

2011년도 15기 수료식

작성자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
작성일
2024-09-05
조회
139



[연수자 소감문]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15기  최주섭
 
  작년 12월 말 면접 시 교수님께서 9개월간 250여 시간의 수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늦깎이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셨다. 1월 4일 입학식 및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봄, 여름, 가을이 지나 10월 22일 15기 수료식을 기다리고 있다. 관악산 아래턱에 위치한 서울대 캠퍼스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지도자 과정에 열정을 다했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에 선하다. 20대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부터 환갑을 넘긴 동갑내기 시니어까지, 남학생 10명을 포함한 61명 입학생들의 상기된 모습이 첫 장면이었다. 이과를 전공하고 평생 환경 관련 분야 일만 했기에 첫 수강 과목인 박갑수 교수님의 ‘한국어교육의 현황과 발전방향’이란 강의 주제는 나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한류바람으로 한국어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한번 해보자’고 각오를 다졌다. 화, 목요일의 저녁 약속은 모두 지웠다. 과정이 진행되면서 한국어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 한글 맞춤법, 표준어, 띄어쓰기 등 틀린 줄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단어들, 외국어 남용과 한국문화에 대한 무관심 등이 나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4월 초 한국어 수업 참관 및 모의수업을 위해 해외 학습여행을 떠났다. 베트남 하노이대학 한국어과 학생들의 진지한 수업 태도, 예상을 뛰 넘은 한국어 실력들에 우리 모두가 놀랐다. 5월 초 기말시험을 끝내고 짧은 여름방학을 보냈다. 2학기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10월에 있는 국가고시 한국어교육능력 인증시험을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얘깃거리가 되었다. 여러 팀의 스터디그룹이 만들어졌다. 퇴직할 나이에 무슨 인증시험? 했지만 목표를 두고 공부하는 것이 학업에 충실할 것 같아서 그룹 참여했다. 나이타령 한다고 할까봐 젊은 선생님들과 똑같이 n분의 1의 숙제도 열심히 준비하려고 했다. 관심분야가 달라져 갔다. 여러 개의 일간지를 보면서 오랫동안 ‘환경, 실버, 종교’ 이슈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어느새 ‘한국어, 한국문화, 다문화, 한국어 교육’에 관한 이슈가 눈과 귀와 입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동기 선생님들의 한국어교육 수강 열기에 함께 휩쓸렸다. 일찍부터 다문화센터와 교회에서 결혼 이주 여성과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국어강의를 하고 있는 여러 동기 선생님들의 경험담도 귀동냥을 했다. 6월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의 참관수업, 9월 그룹별 모의수업과 기말시험, 그리고 10월 2일 한국어교육능력 인증시험으로 9개월의 수업이 무사히(?) 끝났다. 인고의 여정이었지만 인생후반전을 대비한 즐거웠던 순간순간들이었다. 그간 교과서 외에 ‘우리말문법론’,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개론’, ‘한국어교수법의 실제’, ‘한국학의 즐거움’ 등 한국어교육 현장에 필요한 참고자료들을 통해 내공을 쌓았다 ‘한글성경 100주년기념 학술대회자료집’, 소설 ‘정의공주’,  ‘천년을 훔치다’ 등은 학습의 흥미를 더했다. 한글날에 맞추어 성결신문에 ‘한글과 성경’이란 주제의 칼럼도 썼다. 종강파티와 15기 동기모임 준비모임도 가졌다. 해외연수팀, 스터디 그룹, 모의수업 준비팀, 쫑파티, 종강파티 그리고 짬짬이 만나 대화했던 15기 동기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모두 ‘기쁨’이었다. ‘한글의 탄생’이라는 책을 보면서 언어학적으로도 뛰어난 한글을 모국어로 하고 있는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며칠 전 고재덕 선생님의 소개로 서울대학교 외국인 재학생을 위한 한국어 강의 봉사 현장도 방문했다. 슬슬 한국어 교육 현장으로 나갈 준비를 하자고 다짐을 해본다.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에서 열정적으로 자상하게 강의해주신 교수님, 하노이대학 한국어학과 선생님, 언어교육원의 선생님, 그리고 신필녀 실장님과 두 분 조교 선생님, 15기 동기 선생님들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인사드립니다. 인생 후반전에는 한국어 사랑,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과 하나 되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 한국어 교육을 통한 상대방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 협력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연수자 소감문2]

                                            서한지 십오기 과정을 마무리하며
                                                                     
                                                                                                      15기 고재덕

  돌이켜 보면 감사, 감격, 행복이 가득한 한 해였습니다. 한국에서 그래도 제일 좋은 대학에서 배워보자는 욕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지나친 욕심(?)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모질고 긴 추위며, “밥 달라” 우는 어린아이를 뒤로하고, 직장의 상사 눈치 보며, “그 나이에 사서 고생 하는구만” 핀잔을 받으며, 저녁도 먹지 못한 채 허급지급 달려 왔던 그 걸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이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딱딱할 줄 알았던 한 분 한 분 교수님의 강의가 그렇게 꿀처럼 달콤하고, 더운 날 냉수처럼 시원하며, 녹슨 지성을 자극하고, 무뎌진 감성에 기름이 부어질 줄은 예전에 몰랐습니다. 점점 깊어지는 강의 내용에 한계를 느끼고, 들으면 들을수록 발견 되어지는 무지에 포기의 유혹도 많이 있었지만, 오늘 이 수료의 영광의 자리에 서는 우리 자신들이 대견스럽기 조차합니다.
  혼자라면 일찍이 이 길을 포기했을 텐데 함께 고민해 주는 선배, 동료, 샘님들이 계셨기에 이 길은 그 다지 외로운 길만은 아니었습니다. 배고플 땐 떡을 주고, 목마를 땐 음료를 건네며, 부득불 참석지 못했을 땐 대신 노트를 빌려주는 동료들의 아름다운 우정들, 위로는 육십하고도 셋 아래로는 이십하고도 사, 우린 마치 거대한 대가족처럼 지낸 것 같습니다.
  한 학기 종강파티에서 부른 “스승의 은혜”는 여전히 우리 안에 진한 감동으로 살아있고, 갈까? 말까? 망설이던 해외 연수를 통한 끈끈한 우정들, 혼자. 때론 둘 씩 너 댓 명이 같이 하며 서로를 가르치던 스터디 조, 머리를 맞대어 끙끙대며 교안을 작성하고, 긴장가운데 펼치던 시범교육들은 우리 안에 실력으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주옥같은 강의로 애써 주신 교수님들과 강사님들, 최 일선에서 우리를 위해 수고하신 신실장님과 신, 류 두 분 조교님, 당신들의 수고와 희생이 있으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조아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카페에 남긴 모샘님 “선생님들~ 보고 싶어요-ㅜㅜ” “이별은 아직 익숙지 않아서” “어쩌다 이런 사랑에 빠졌는지...알랴뷰 15기” 아~ 이젠, 이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린 우리의 삶의 현장으로 가야합니다. 만날 때 떠날 것을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또 수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아왔건만, 15기 선생님과의 헤어짐이 못 내 아쉬움은 석별의 정 때문인가요? 하지만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기에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누린 지식을 외국인 나그네들에게 주고, 우리가 받은 사랑을 다문화 자녀들에게 건네며, 이국만리 한국어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우리는 가야만합니다.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우리이지만, 과정을 마쳤지 경험은 일천한 우리이지만, 서울대 사범대 명예를 안고, 직접 세종대왕의 명을 받은 것으로 착각(?)하고, 스승의 한사람으로, 민간 외교관의 한 사람으로 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울대 사범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지도자 과정 교수님, 선배여러분, 서한지 15기를 계속 가르쳐 주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더욱 올 곧은 한 명의 한국어 선생님이 되도록 정진하겠습니다. 끝으로 학기 중에 적었던 졸필의 시 한편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세종대왕의 상처

내, 너를 어여삐 여겨 한글을 지었건만
너, 나를 가벼이 여겨 영어를 쓰는구나

내, 너를 불쌍히 여겨 한글을 지었건만
너, 나를 무시해 가며 외국어를 써는구나

나, 네게 국제시대 산다는 것 모르는 바 아니지만
넌, 내가 지은 한글이 국제적임을 모르는 것 같구나

광고판도 영어고, 버스에도 영어고
도서관 학생들도 온통 영어, 영어 천지로구나

난, 네 광고판에 멍들었고
난, 네 마음 판에 상처 입었노라

난, 참된 대한의 발전을 위해 한글을 지었건만
넌, 진정 너만의 성공을 위해 영어를 써는구나

내가 지은 한글이 국수적이 아님을
이젠, 네가 공부한 외국어로 세계적임을 알려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임을 잊지 말고
더 이상의 멍과 상처를 너를 위해 돌리지 않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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