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교수 인사말
한국어 세계화의 개척자(開拓者)가 되고자 하는
다양한 전공자의 도전을 환영합니다.
개인의 말이 개인의 얼굴이듯이 한 나라의 말과 글은 그 나라와 그 민족의 얼굴입니다. 한국어는 전 세계 3천여 언어 중에서 국가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국가어로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얼굴이면서,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의 얼굴이고 민족혼(民族魂)이며 자랑스러운 한국사의 맥박입니다. 한국어는 오랫동안 한자(漢字)에 의지해 적혀 오다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함으로써 한글로 적는 시대가 열려, 오늘날 한글은 세계의 주요 30여개 문자 중에서 빼어난 문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에는 우열이 없으며 단지 어느 나라와 민족이 그 언어로 어떤 국가 정신이나 민족정신으로 국가와 민족을 변화시켜 인류의 삶에 기여하였는가의 여부로 주목받을 뿐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 국제어로 일컬어지는 주요 언어들의 숨결에는 그 나라와 민족의 혼과 철학이 숨 쉬고 있습니다. 한국어와 한글도 전 세계로부터 너도나도 배우고 싶어 하는 언어로 주목받는 시대가 우리 시대에 오리라고 누가 예상을 했습니까? 그런데 이제 바로 한류(韓流)의 시대가 열리면서 그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국어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많은 한국어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국어국문학 전공자 외에 더 많은 다양한 전공자들의 참여가 요구됩니다. 언어교육학이 오늘날 언어학, 교육학, 인류학, 전산언어학, 사회언어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발전하고 있듯이, 한국어교육은 ‘한국어의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융합 학문으로서 다양한 꿈을 가진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오늘날 21세기는 언어전쟁, 문화전쟁의 시대라고 합니다. 열강이 외치는 세계화 논리의 이면 속에는 민족주의와 자국중심주의가 배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열강의 침략에 시달린 바 있는 우리는 모어(母語)의 보전과 발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나간 시대에 제국주의 침략을 발판으로 한 서구 문명어들의 번영이 금세기까지 영원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국제어들의 학습열기도 거세지만 민족어의 저항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미 한국어도 이웃 아시아 제어(諸語)들과 경쟁을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시대가 되어 아시아권 학생들의 한류 열풍은 한국어 학습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한국어는 더 이상 한국인만의 언어가 아니며 아시아의 언어이자 세계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니, 세계어로 만들어야 할 사명이 우리 세대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전 세계 8000만(남북 7300만, 해외 700만) 한민족이 사용하고, 200여 나라에 흩어져 한국의 혼을 알리는 세계 5위의 이민국가인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우리 세대는 한국어를 발전시키고 보급할 사명과 능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고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은 국제적 위상이 높아가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의 전문가 양성을 위하여 1997년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을 설립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국내 한국어교사 양성과정 중에서는 가장 긴 장기 교육과정으로 서울대 언어교육원과 해외 한국어교육 관련기관들의 협력을 얻어 국내 최대의 실력과 경험을 갖춘 강사진이 이론과 실제를 융합한 전문 실기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국어기본법 시행령>의 한국어교사 검정 요구 기준인 120시간에 맞추는 단기양성과정들이 갖는 한계가 크기에 본교는 약 200시간의 장기 과정을 고수하여 저비용으로 교육대학원 수준에 버금가는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본 대학의 지도자과정은 어문계 전공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전공을 배경으로 한 분들이 많이 입학하여 전 세계에서 다양한 전공을 배경으로 한 한국어교육 전문가를 요구하는 현실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현직 외국어 전공 교수, 해외로 나갈 선교사, 직무연수를 목적으로 하는 현직 교사, 장교, 외국인을 상대하는 전문 경영인 및 직장인, 통번역 전문가, 외국인에게 한국어교육 자원 봉사하는 일반인과 주부에 이르기까지 본 지도자과정을 거쳐 간 1,130여 졸업생들은 다양한 전공을 바탕으로 한국어교육의 현장에 나가 한국어교육 전문가로 헌신하고 있으며 졸업 후에도 상호교류를 통해 활발한 교류망을 구축하여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썩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많은 졸업생들의 헌신은 곳곳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본 지도자과정은 국내외 최고의 국제 한국어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도전을 기대합니다.
2023년 9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
주임교수 윤대석
전공영역
국어교육
현대산문교육
한국어교육
이해교육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박사
아주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연구원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연구교수
인하대학교 BK21 동아시아 한국학 사업단 박사후 연구원
명지대학교 조교수
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